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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도 '물류대란'

IMA 관리자 2020-11-24 조회수 1,215
하늘에서도 '물류대란'… 백신 운송 시작되면 항공 운임 더 오른다

 

홍콩~북미 항공 화물 운임, 넉 달 새 72% 급등
선박 이어 항공 운임도 오르면서 수출기업 ‘골머리’ 


수출 물류업체 A사는 최근 고객사 제품을 운송할 화물기를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컴퓨터 부품을 대량 미국에 보내야 하는데 물류업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 화물기 예약이 어려워 납기를 맞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 무역업체들까지 화물기 예약에 끼어들면서 화물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라며 "화물 운임도 변동성이 심해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바닷길에 이어 하늘길에서도 물류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자 수출업체들이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일부 화물을 항공편으로 보내면서 화물기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항 중인 항공편은 줄었는데, 항공편으로도 화물이 몰리면서 항공사들이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운송까지 시작되면 화물 항공기 공급이 지금보다 더 부족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23일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를 보면, 지난 16일 기준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 화물 평균 운임은 1kg당 7.6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3일에는 1kg당 4.42달러였다. 넉 달 사이 72% 급등한 셈이다. 홍콩~유럽 노선 운임 역시 같은 기간 87% 오른 1kg당 5.67달러를 기록했다.

항공 화물 운임이 오른 이유는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항공기 투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그동안 여객기 하단의 화물칸(벨리카고)을 이용해 여객을 나르면서 화물도 함께 실어 날랐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편이 90%가량 줄면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항공편이 감소했다. 항공사들이 앞다퉈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투입하고 있지만,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의 등으로 늘어난 화물량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다.

항공 화물 운임 급등은 수출업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급한 대로 화물기를 이용하지만 화물 운임이 제품 가격보다 높은 경우도 발생한다. 물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화물기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제시간에 화물을 운송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1~2주씩 운송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물류업체 관계자는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4분기 쇼핑 시즌만 바라보고 사업을 준비해왔는데, 화물 운임이 급등하고 원하는 기간에 화물기를 예약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독일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이유는 화물을 빨리 보내기 위해서인데 며칠씩 미뤄지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물류 대란이 더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화물기가 백신 수송에 집중 투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준 5000만 국민이 2번씩 백신을 접종한다고 가정할 때, 보잉 777F 기종 화물기 100대가 필요하다. 지금도 화물기가 부족한데, 백신까지 개발되면 화물기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의약품 수송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발급한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 ‘CEIV Pharma’를 보유한 항공사와 물류업체만 가능하다. 국내에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항공사 중에서 CEIV Pharma를 보유한 항공사는 18곳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안이 위중한 만큼 항공사들이 일반 화물보다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운송할 가능성이 높다"며 "운임도 문제지만 화물기 공급이 지금보다 더 부족해지면 항공 화물 시장에서도 물류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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