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15일 성명 발표…바브엘만데브 해협 이용 금지령
5위인 독일 하파그로이드도 중단…'하마스편' 후티반군에 국제교역 비상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예멘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한 무력시위를 벌이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선박을 잇달아 공격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화물 운송을 잠정 중단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여파가 국제 교역 차질로 번지는 모습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Maersk)는 성명을 통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컨테이너 선박을 상대로 공격이 이어졌다"며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할 예정이었던 모든 머스크 선박에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항해를 일시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선박 선복량 기준 세계 2위 해운사다. 전날 홍콩 선적 컨테이너선 지브롤터호가 예멘 남서부 모카 해안으로부터 45해리(83.34km) 떨어진 지점에서 후티 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았다.
이날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의 하파그로이드(Hapag-Lloyd)도 대변인을 통해 자사 컨테이너선 '알 자스라호'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며 오는 15일까지 홍해 항로 이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선박 2척이 피격된 세계 1위 해운사 MSC(스위스)는 아직까지 이같은 중단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이틀간 홍해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반군으로부터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민간 선박은 전날 △지브롤터호(머스크), 이날 △알 자스라호(하파그로이드) △알라니아호(MSC) △팔라티움3호(MSC) 등 최소 컨테이너선 4척으로 추산된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일부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티 반군은 이들 선박에 대한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날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파악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압박을 넣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전날 지브롤터호 공격에 대해선 선원들이 자신들의 항로 변경 요구를 묵살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들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시리아·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와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으로 꼽힌다.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한 이후 현재까지 예멘 서부 홍해 연안 대부분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하자 후티 반군은 하마스 지지를 표명한 뒤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홍해상을 지나는 이스라엘과 연계된 민간 선박도 표적으로 삼아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해운재벌이 소유한 영국 해운사의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를 홍해상에서 나포했다.
이달 3일에는 이스라엘과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던 다국적 상선 2척과 미 해군 구축함 카니함에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9일에는 선적·선사와 관계없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표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고 사흘 뒤 홍해를 항해하던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를 상대로 순항미사일을 쐈다.
후티 반군이 연달아 홍해상의 민간 선박을 공격하자 전세계 물류비용도 불어나는 실정이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는 인도양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목에 있어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담당한다. 이에 미국은 홍해 항로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다국적 해군을 급파하는 방안을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다.
예멘 후티반군 잇단 선박공격…세계2위 해운사 홍해운항 중단(종합2보) (naver.com)[출처 : 뉴스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